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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스테 론 ~충동구매로 부풀어만 가는 청구서~ 미용에 관한 무서운 이야기

에스테 업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순간적으로 금전감각을 마비시켜 버리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말이 있습니다.

"론 (융자, 할부)을 끼고 사면 그렇게 비싸지도 않아요."

가 그것입니다.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로 비싼 가격에 고민하고 있을 때, 

가게 측에서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은 겨우 이 정도밖에 안돼요'라며 확 줄어 든 (물론, 단순히 원래 가격을 할부 개월수로 나눠 놓은 것 뿐입니다만...) 가격을 제시 하면 자기도 모르게 카드를 꺼내들거나 계약서에 인감을 찍어 버리게 되지요.

게다가 실제로는 그 가격이 전부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현재 할부들을 갚느라고 지옥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E씨는 "에스테 론이라는 것은 '마치 눈덩이가 굴러가듯 금액이 불어가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처음엔 무료 체험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료체험을 받은 뒤에 '이후의 코스를 결재하시면 분명히 살이 빠질겁니다.'라는 유혹에 빠져 20회 50만엔짜리 코스를 결재 해 버렸다고. 

물론 50만엔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주저하고 있는 E씨에게 숍측은 '한 달에 겨우 1만 4천엔만 결재하면 3년에 걸쳐 변제 가능'하다고 꼬셔왔지요. 1만 4천엔만 해도 월수 18만엔인 E씨에겐 큰 지출이었지만, 확실히 살을 뺄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 무리를 하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달에 1만4천엔'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점점 옵션이 늘어 나 버려요. 'E씨는 대사기능이 좋지 못하니까 돔 사우나 (주 1)를 이용해야만 할 것 같은데요'라는 식이죠."

돔 사우나 이외에도 고주파 지방분해기, 고성능 에스테 머신 등 설명을 들어도 어디에 쓰이는 지 잘 알 수 없는 기기들을 사용하고 그 이용료를 청구 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한 코스가 끝날 때 마다 매번 비싼 화장품을 권해 와요. 흥미가 없다고 하면 숍 측에서 노골적으로 불쾌해 하니 거절하기도 힘들고요."

결과적으로 화장품 세트를 사기 위해 또 할부에 들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 결과, E씨가 한 달에 결재해야 하는 금액은 5만엔에 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가게 쪽에서 '어차피 매달 옷 사죠? 옷 사는 것보다 본인이 아름다워 지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나요?'라고 권유를 해 왔어요... 에스테 숍에서 만나 친구가 된 사람은 매달 8만엔씩 할부로 결재하고 있다고 하길래, 그에 비하면 아직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었지요."

E씨의 경우처럼 처음에는 싼 코스로 시작해서 금액이 점점 늘어 나 버리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에스테숍의 이런 무리한 강매행위로 인한 피해는 한 때 사회문제화 될 정도로 빈번히 일어 난 일이었습니다. 개중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나 버린 할부 금액을 메꾸기 위해 부업을 시작, 에스테에 갈 시간이 없어 져, 결국 숍에는 가지도 못 한 채 매달 거액의 돈만 지불하는 본말이 전도 된 케이스가 적지 않았습니다.

할부를 만만히 보고 웃으며 시작 해 버리면 결국은 울며 잠 드는 결과를 낳을 뿐, '할부로 하면 싸요'라는 숍들의 반 강제적인 호객을 이겨내지 못 한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할부를 권유하는 에스테 숍도 점점 늘어 났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피해사례가 증가하는 것을 본 정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2001년에 '특정 상거래법'이 제정 된 것입니다.


특정 상거래법은 에스테를 비롯하여 방문판매, 통신판매, 학원 등 6개 업종을 '특정 상거래'로 규정하고 해당 업종에서 지금껏 문제가 되어 온 '거래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음', '반강제적으로 계약을 맺게 함' 등의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법입니다. 

결국 해당 업종의 업체들과 반 강제적으로 계약을 맺고 할부를 지불해야 하게 되었을 경우, 계약서 등 필요 서류를 지참하고 변호사와 상담을 하면 해약 혹은 환불까지도 가능해 진 것입니다. 

특정 상거래법이 제정됨에 따라, 90년대에 비해 악질적인 권유에 의한 피해는 상당부분 감소했지만 지금까지도 에스테 업계의 할부 권유 습관은 사다지지 않고,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이 제정된 지금도 변호사나 행정사, 소비자상담센터에 상담을 하러 오는 피해자가 그다지 많지 않으며, 피해자의 대부분은 그냥 포기하고 청구액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E씨도 그런 '포기 한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솔직히 살을 빼기 위해 고액 할부를 지불하고 있다는 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건 싫잖아요. 게다가 변호사와 상담하려면 그것도 나름대로 돈이 들고요... 그냥 제가 잘못 생각했다고 치부하고 참고 돈을 내는 게 더 나아요. 언젠가는 할부도 끝날테고요."

아름다워지기 위해 프로의 도움을 받는 것은 예상 이상으로 돈이 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금액보다 금액이 엄청나게 불어 나 버렸음에도 속았다고 생각하고 환불이나 해약을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지요. 그 이유는 '속았다'는 억울함보다 '창피함', '귀찮음'을 더 중시하는 피해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결국은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묵묵히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노린 악덕 에스테 업자들의 계산대로 피해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지요. 오늘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간 '할부로 하면 싸요'라고 새로운 회원을 꼬시고 있는 에스테가 있을 지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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